"좋은 꿈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일어났을 때 웃게 되는 꿈." 김멜라 소설가의 단편 「제 꿈 꾸세요」는 죽은 화자가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들의 꿈 속으로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화자는 자신이 죽은 이유는 빈 괄호로 두고, 그저 자신과 연결된 사람들에게 행복한 꿈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이 슬프고 따뜻한 이야기 속에서 아키는 김멜라 작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독자의 꿈으로 찾아가고자 하는 마음, 깨어났을 때 웃음 지을 수 있는 좋은 꿈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
사라지지 않는, 헛되지 않은 여자들의 사랑 이야기
김멜라 작가의 많은 소설은 여자들의 이야기, 그 중에서도 여자들 간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레즈비언들의 사랑과 연애를 그리면서 김멜라 작가는 인물들 사이의 에로스, 현실의 문제들, 그들을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들까지 가감 없이 드러냅니다. 또한 비애나 숭고함 없이 그저 천연덕스럽고 솔직한 사랑의 마음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낯선 세계로 다가갈 때 생기는 불꽃
최근 책읽아웃 인터뷰에서 김멜라 작가는 "주변인의 관찰자적 서술"을 주로 택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낯선 존재들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생기는 "불꽃"이나 "스파크"를 재미있게 여긴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정체성을 가진 이에게 느끼는 낯선 마음에서 출발할 때 오히려 소설을 지속하는 힘이 생기고, 작가 자신의 일상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독자들에게 쓰는 모래 위의 편지
김멜라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리뷰를 볼 때마다 독자의 존재를 경이롭게 여기게 된대요. 그리고 독자들에게 편지를 썼던 경험을 떠올리며 "인적 드문 바닷가 모래사장에 글자를 쓰는 기분"이었다고 했어요. "누가 볼지 안 볼지 모르고 파도가 오면 글자가 무너지겠지만 그 순간에는 뭔가 쓰고 싶은" 기분이라고요. 어쩌면 김멜라 작가의 소설은 독자들에게 찰나의 다정함을 전하는 모래사장 위의 편지가 아닐까요?
'알 수 없음'에서 시작한 첫 단편집
평단의 주목을 받으며 출간되었던 김멜라 작가의 첫 단편집이에요. 새로운 퀴어 서사, 명랑하게 그려낸 퀴어들의 사랑 이야기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작가의 말에 적힌 "알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 한번 설명해보려고 한 시도들"이라는 이야기는 김멜라 작가의 작품을 관통하는 태도로 읽혀요. 세상의 알 수 없는 것들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두고, 괄호는 빈 채로 열어두며 바라보는 것이죠. '레즈비언 사주팔자'와의 만남을 흥미롭게 그린 단편 「물질계」를 강력 추천해요.
따끈따끈하게 출간된 김멜라 작가의 두 번째 단편집이에요. 근래 다양한 지면에 발표되었고, 발표될 때마다 화제를 모았던 단편들이 수록되었어요. 장애를 가진 여성과의 관계를 복잡 미묘하게 그려내며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던 「나뭇잎이 마르고」, 레즈비언 커플에게 버림받은 딜도를 화자로 내세우며 문학동네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저녁놀」, 표제작으로 바로 며칠 전 이효석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제 꿈 꾸세요」 등 꼭 한번 읽어볼 만한 작품들로 가득해요.
"얼마 전에 출간된 『나의 비타, 나의 버지니아』를 감명 깊게 읽었어요. 버지니아 울프와 비타 색빌웨스트가 20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 모음이에요.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글쓰기와 일상, 여행의 기록과 함께 생생하게 담겨 있어요. 절절한 그리움을 서로에게 전했던 이 연인들이 부디 그 소망대로 누구의 눈치도 살피지 않고 마음껏 사랑을 누렸더라면 좋았겠다는 마음으로 푹 빠져서 읽었습니다."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려고 노력해요. 특히 폼 롤러는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소중한 물건입니다. 롤러를 허리에 대고 목까지 굴렸다가, 다시 등을 타고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면 긴장한 몸과 마음이 이완돼요. 최근엔 문지방 사이에 철봉도 설치했어요. 근육을 잘 단련해 더 튼튼한 글을 쓸 수 있는 소설가가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