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거였지?" 빈 화면 앞에서 에디터 융이 좌절할 때마다 떠올리는 마감 메이트가 있습니다. 바로 황효진 작가님인데요. 여성 콘텐츠 메이커로서 한 발짝 앞서 노하우를 쌓아왔기에, 그의 조언은 특별히 더 편안하고 깊게 와닿아요. 뉴스레터부터 팟캐스트까지, 여성을 위한 콘텐츠를 위해 오늘도 성실히 달리는 사람. 황효진의 방으로 함께 가볼까요?
어떤 형식이든 착착! 콘텐츠 올라운더
뉴스레터부터 토크 프로그램, 팟캐스트까지. 황효진 작가는 어떤 매체를 가져와도 기획을 잘해내는 '올라운더'예요. 그 뒤에는 온라인 잡지 <텐아시아>, 여성을 위한 커뮤니티 '빌라선샤인' 등 다양한 환경에서 콘텐츠를 실험했던 노력이 있어요. 그래서 그는 "콘텐츠 기획은 이게 정답"이라고 조언하지 않는대요. 그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방향은 어떨까요?"하며 머릿속 생각을 현실화할 방법을 찾아나가죠. (채널예스 인터뷰)
나만의 관점을 지닌 좋은 감상자가 되자
일상의 모든 것을 콘텐츠로 만들어야 한다거나, 콘텐츠는 단지 소비하는 것이라는 압박을 느끼진 않나요? 황효진 작가는 조금 다른 메시지를 전해요. "모두가 콘텐츠의 생산자가 될 필요는 없다. 좋은 감상자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소비자'라는 말도 반대해요. 대신 타인이 만든 콘텐츠를 성실하게 보고, 좋은 점을 칭찬하며 누군가를 혐오하거나 배제하는 내용은 없는지 지적할 줄 아는 감상자가 되길 권하죠. 모두가 콘텐츠를 통해 자신만의 관점을 만들어간다면, 세상은 조금쯤 나아지지 않을까요?
시스터후드로 우리는 더 멀리 간다
퇴사 후, 계획 없이 프리랜서가 되면서 황효진 작가는 문득 불안해졌대요. 특히 같은 어려움을 해결해나가는 여성 동료의 존재가 절실했죠. 그런 문제의식 아래, 작가님은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실험해왔어요. 친구들과 함께 여성들의 사회생활 분투기를 담은 인터뷰집 『일하는 여자들』을 냈고, 윤이나 작가와 '헤이메이트'팀을 꾸려 팟캐스트 <시스터후드>를 진행하고 있죠. 여성의 관점으로 지금 가장 핫한 콘텐츠들을 다뤄 '사이다'라는 평이 많아요.
좋은 기획의 비결이 궁금하다면
텅 빈 기획안 앞에서 막막할 때, 에디터 융은 이 책을 펼쳐요. 좋은 매뉴얼을 볼 때 동기부여가 되는 것처럼, 시작할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이 책은 작은 키워드에서 출발해서 차근차근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법을 알려줍니다. 작가님은 "콘텐츠를 기획할 때 모든 선택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요. 왜 이 소재를, 콘셉트를, 플랫폼을 택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머릿속 아이디어는 많은데 실행력이 부족한 사람, 완벽한 결과물을 내지 못할까 봐 주저했던 사람에게 추천합니다.
길어진 팬데믹 시기, 불안한 마음을 위로해 준 다정한 편지 책입니다. 동네 친구였던 두 작가님은 성격은 정반대이지만, 좋아하는 콘텐츠에 대해 끝도 없이 떠들 수 있는 환상의 짝꿍이에요. 일하는 여성의 일상은 때로는 버겁고, 세상이 나를 밀어내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의 연속이죠. 그럼에도 두 작가님은 '함께 잘 살아나가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편지를 통해 확인합니다. '내일을 알 수 없어서' 시작된 편지가 결국 '혼자 잠드는 밤이 두렵지 않았다'로 끝나는 이유예요.
"요즘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추천하고 있는 영화입니다. 여름이 배경인데다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인 청춘극, 심지어 SF 영화예요. 시대극 마니아인 '맨발'은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나가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좋아하는 마음'을 직시하게 됩니다.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해 본 사람, 특히 영화라는 매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코로나 때문에 매일이 흐릿하게 지나가는 듯한 시기를 보내면서, 하루하루를 잘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가방에 이 카메라를 꼭 챙겨 다니며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과 친구들을 찍고 있습니다. 막상 결과물을 받아보면 엉망진창일 때도 있지만, 지나간 시간이 어떤 흔적으로든 남아있다는 게 든든해요. 최근 필름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걱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