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노동자, 글쓰기 교사, 비건지향인. 이슬아를 가리키는 많은 말이 있습니다. 그 가장 중심에는 '묻고 듣는 이슬아'가 있다고, 에디터 아키는 생각합니다. 그가 애정어린 질문으로 끌어내고 옮겨 적은 타인의 말과 글은 기적 같은 순간에 도달하곤 합니다. 그 순간 작가의 세계도, 독자의 세계도 함께 확장되죠. 타인의 이야기로 넓어지는 이슬아의 방. 함께 들어가 볼까요?
부지런히 주어를 바꾼다
이슬아는 자신의 이야기에만 몰입하는 사람이라고 오해받습니다. 하지만 그의 문장 속에는 '내 안에 갇힌 나'를 경계하는 마음이 자주 등장해요. 나를 깨고 타인의 눈으로 보겠다는 의지를 뚜렷이 드러내곤 하죠. 동료와 이웃 어른, 어린 스승들의 이야기로 이슬아의 글은 점점 더 풍부해집니다.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인터뷰어 이슬아가 상대를 대하는 태도에는 사랑과 존경이 있습니다. 그는 자신과 느슨하게나마 연결되어 있거나 자신이 좋아해 마지않는 대상을 정해 조심스레 다가갑니다. 날카로운 질문과 명쾌한 해석보다는 따뜻하고 친밀한 대화를 들려 줍니다. 그 안에서 말문 막히는 감동의 순간이 발생해요.
'계속'의 강력한 힘
무엇보다 이슬아는 계속하는 사람입니다. 텍스트 연재와 구독 모델 붐을 일으킨 '일간 이슬아' 프로젝트도 여느 때처럼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에는 드라마 형식을 시도한다고 해요. 스스로 만든 루틴 속에서, 이슬아는 어떤 결과도 견디며 달라지고 커질 것입니다.
둔해진 마음을 때리는 말들
"나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하며 당신을 기다려 왔습니다." 이슬아의 친구인 양다솔의 어머니, 김한영의 문장으로 시작되는 인터뷰집이에요. 응급실 청소 노동자 이순덕부터 수선집 사장 이영애까지, 이슬아의 이웃 어른들이 살아온 생경한 삶과 노동의 이야기는 자주 책을 덮고 숨을 크게 들이쉬게 만들어요. 감탄스럽고, 슬프고, 겸손해지는 책이에요. 일하고 먹고사는 매일의 마음을 새로이 하고 싶어져요.
글방 교사 이슬아가 어린 스승들에게 가르치며 또 배운 이야기예요. 낯설게 빛나는 어린이들의 글에 우선 놀라고, 그들과 열린 마음으로 교감하며 어디에서든 배우고 확장하고자 하는 이슬아의 태도에 두 번 놀라요. 타인의 글을 알아보고 알맞게 칭찬하는 능력도 훌륭하고요. 산뜻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어린이들의 글이 부러워서 나의 글을 돌아보게 돼요.
"최근에 빠져 있는 콘텐츠는 미국 시트콤 <오피스>예요. 어느 제지 회사 사무실에서 일하는 우스꽝스러운 인물들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시리즈죠. 이 시리즈는 너무 웃기고 너무 지독하고 너무 귀여워요. 작가로서 많은 힌트를 얻기도 해요. 같은 공간, 같은 인물들을 가지고 어떻게 이야기를 변주하는지 배우고 있어요. 캐릭터의 입체성과 복잡성을 시간을 들여서 차차 드러내는 법도 배우고 있고요. 저도 좋은 시트콤을 쓰는 작가로 성장하고 싶어요."
"YOHANN이라는 브랜드의 맥북 거치대를 매일 사용하고 있어요. 원목 나무로 된 거치대인데 정말이지 완벽한 디자인의 물건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맥북의 무게를 이용해서 높이를 세우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어요. 쓰면 쓸수록 군더더기 없이 아름답다는 걸 실감해서 구매한 것을 결코 후회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