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고백을 할게요. 아키는 한때 '어린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라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뱉곤 했어요. 그런데 김소영 작가님 덕분에 생각이 달라졌어요. 어린이도 나와 동등한 사회적 인간이라는 것, 차별하고 배제해선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김소영 작가님은 우리가 모르는 세계를 만날 기회를 제공하는 사람이에요. 어린이를 통해 우리의 세계도 넓혀주는 김소영 작가님의 방으로 함께 가 봐요.
어린이의 존엄을 지켜 줘
'어린이는 착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어른만큼 존엄함을 지키고 싶어하는 사회적 존재다.' 김소영 작가님이 알려 준 가장 중요한 시선이에요. 신발 끈이 풀린 어린이가 있다면 바로 도와 주지 말고 물어보거나 기다려 주세요. 어른보다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린다는 것만 다를 뿐이에요.
반대 의견까지 키워내는 독서교실
김소영 작가님은 독서교실 교사로서 어린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어요. 언어로 읽고 말하고 쓰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내는 것이 목표예요.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처럼 생각하는 어린이, 나만큼 생각하는 어린이가 아니라 저랑 반대 의견을 가질 수 있는 어린이를 키워내는 일이 제가 사회에 보탤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어요.
우리, 어린이의 이야기를 더 많이 하자
김소영 작가님의 글을 읽은 사람들이 sns에서 자신이 만난 어린이에 대해 말하는 풍경이 보기 좋았어요. 지하철에서, 공원에서, 동네에서 마주친 어린이들이 예상치 못한 말과 행동으로 우리를 가르쳐 주는 이야기요. 많은 사람들이 어린이를 더욱 많이 떠올리면 좋겠어요. 그럼으로써 어린이라는 세계가 낯선 것이 아닌 공공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어린이라는 세계
2021년 올해의 책으로 이 책을 꼽는 사람들이 참 많았어요. 에디터 아키도 그러한데요. 사실 이 책을 읽고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놀라움이었어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하지만 나에게 필요했던 시선이 당도한 기분이었거든요. 김소영 작가님이 친절하면서도 올곧게 안내해 주는 어린이라는 세계. 한때 어린이였던 모든 사람이 이 책을 따라 그 세계를 다시 바라보고, 또 새롭게 배우면 좋겠어요.
어린이책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던 지인은 바로 이 책을 통해 그 마음을 먹고, 또 큐레이션의 구체적인 도움을 얻었다고 해요. "어린이에게 책 읽는 능력을 키워 주는 것은 어른과 싸울 무기를 주는 것이다."라고 선언하듯 시작하는데요. 독서교실 교사로 다져진 경험을 살려, 어린이책을 고르는 법부터 읽는 법까지 상세하게 알려 주는 책이에요. 어린이책을 읽거나 읽히고자 하는 어른들은 이 책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영국 드라마 <언포가튼>을 보고 있습니다. 수십 년 전 범죄를 추적하는 이야기예요. 피해자가 있다면, 그로 인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이 아무리 오래 지났더라도 반드시 해결을 해야 한다는 형사 캐시(니콜라 워커)의 말이 마음에 남아요. 캐시가 괴짜이거나 격정적이거나 하지 않고 인간적인 온기를 가지고 침착하게 사건을 해결해가는 점도 좋아요. 과거를 마주하면서 묵은 죗값을 치르거나 비로소 새 출발을 하는 인물들도 여러 생각을 하게 합니다."
"요즘 핸드폰보다 오래 쥐고 있는 물건이 튤립 대바늘이에요. 지난 가을부터 뜨개질에 빠져 있어요. 그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얼마나 못하는지 뜨개질을 하다 말고 혼자 큰 소리로 웃기도 해요. 그래도 너무 재미있어요. 1,000원짜리 바늘만 쓰다가 충동적으로 15,000원이나 하는 전문가용 대바늘을 사고 말았어요. 실력은 그대로이지만 기분만은 매번 작품을 만드는 것 같아요. 좋은 사치라고 믿고 있습니다."